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서울 지하철 미세먼지 신기술 적용, 무리했나?
양방향전기집진기, 81개 터널 적용
미세먼지 23%↑ …효과성 의문

서울시가 지하철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적용하면서 효과성이 입증되지 않은 업체를 선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을 산 업체의 ‘양방향전기집진기’는 실측 평가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오히려 증가한데다, 평가에 참여한 업체들 중 성적이 가장 저조했다. 서울교통공사는 논란이 된 업체의 제품을 지하터널 81곳에 적용하는데 시비 380억원을 쓴다.

16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본회의에서 고병국 서울시의원은 ‘글로벌챌린지’ 혁신상 수상 업체 기술의 무리한 현장 적용을 문제 삼았다.

글로벌챌린지는 서울 지하철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경제적, 혁신적, 즉시 적용 가능한 기술을 발굴하는 국제대회로 서울산업진흥원(SBA)이 주관해 열었다. 시는 이 대회를 통해 효과를 입증한 수상제품을 현장에 우선 적용토록 했다.

의혹을 받은 R사는 양방향전기집진기 설비로 혁신상을 받았다. 그런데 설비 설치 전후로 미세먼지 농도는 오히려 23% 높아졌다. 외기 변수 등을 고려한 보정값을 반영해도 저감효율은 135.8㎍/m³에서 151.1㎍/m³로 11.3% 늘었다. 실측에 참여한 나머지 3곳 후지(-9.8%, ‘-’는 농도 상승을 의미), 클린어스텍(5.6%), 상우시스템(3.5%)과 비교하면 R사는 가장 나쁜 성적이다.

장영승 서울산업진흥원 대표는 R사가 받은 혁신상에 대해 “7개월 간 고생한 것에 대한 장려상” 성격이라고 했다.

시는 역사 대기질 개선 등 이 대회에서 수상한 3개 업체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는 데 모두 415억원을 집행한다. 이 가운데 33억 원을 들여 종합우승 코닝 제품은 종로3가역 등 11개역 승강장에 설치한다. 승강장부문 우수상인 올스웰 제품을 장한평역 1개역에 설치하는데 7000만원을 쓴다. 나머지 381억 원 가량은 R사의 기기를 버티고개역 등 81개소 터널에 설치하는 데 쏟는다. 모두 서울 지하철의 미세먼지를 2018년 대비 2022년에 50% 감축하겠다는 목표 아래서다.

글로벌챌린지 시상에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11월, 12월에 서울교통공사와 메트로9호선은 특정기술심사위원회를 열어 R사를 선정했다. 정부와 지자체 매칭 예산을 연내 집행하기 위해 조속히 추진한 측면이 있다. 고 의원은 심사과정에서 ‘부실’ 의혹도 제기했다. 서울시 ‘특정기술 선정 및 적용방법 개선 계획’이나 기술보유 업체 모집공고에 따르지 않은 채 R사가 총 설치금액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김상범 교통공사 사장은 “신기술이어서 심사 당시로선 견적서에 표준이 없었고, 이후에는 설치금액 외에 유지관리비를 포함시켰다”고 해명했다.

고병국 시의원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제품을 우수제품으로 둔갑시키고, 일사분란하게 4번의 특정기술심사위를 열어 모두 R사를 선정했다. 입찰공고에 따라 제시할 총 설치금액을 두번이나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R사는 “(글로벌챌린지의) 터널 분야 현장평가 결과는 평가오류로 인한 값이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터널 분야 우수상은 선정하지 않은 것”이라며 “현장 평가 진행 시 자체 현장 효율테스트를 동시에 진행한 결과 성능효율 92.89%, 국가 공인기관의 성능 테스트를 통해 효율 93.55%를 입증하고, 그 결과를 서울시와 SBA, 서울교통공사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R사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제품을 우수제품으로 둔갑시켰다는 시의원의 지적에 대해선 “십수년전 연구개발을 시작해 2013년부터 대구도시철도공사와 공동연구를 통한 고도화를 통해 완성한 제품”이라며 “건대역사 시범설치, 대구도철 시범설치, 베이징메트로 시범설치, 중소기업 신제품 개발 성공 판정, 신기술 인증, 성능 인증, 기술개발제품 선정 등 각족 인증과 대통령상을 포함한 각종 수상 등을 통해 검증된 제품”이라고 반박했다.

한지숙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